고독과 고립 사이에서
모나드움은 더 너른 시민과 만나기 위해 모든 이에게 열린 시민강연을 열고 있습니다. 2023년 첫 시민강연의 제목은 <‘고독’의 시간에서 ‘고립’으로 내몰리지 않기 위하여>였습니다. 우리는 생을 보내며 일상에서 수없는 재난을 마주칩니다. 복잡하고 더욱 다양해지는 현대 사회 속, 고독의 시간을 지나며 고립의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는 것 또한 그것의 한 축입니다. 모나드움에서는 이 이슈에 관해서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고민해보고 싶어졌어요. 이 사회에서 고립되지 않고, 독립할 수 있는 관계와 일상의 안전망을 형성하기 위해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궁금했습니다.
연사는 성공회대 교수이자 사회학자 김찬호 님이 맡아주셨습니다. 김찬호 님은 『모멸감』 『눌변』 『문화의 발견』 『교육의 상상력』 『돈의 인문학』 등의 책을 썼고, 『작은 인간』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 등을 번역한 옮긴이이기도 합니다. 모나드움이 사랑하는 인문학 도서들의 저자를 시민강연으로 만나게 되어 기대가 많이 되었습니다. 또 이 강연을 듣기 위해 여러 분야의 종사자들이 강연장을 찾아주셨어요. 말 그대로 고독과 고립 사이 어딘가에서 방황하고 있는 사람, 학교에서 또 복지관에서 고립되는 학생과 주민이 없길 바라며 애쓰고 있는 사람, 내 미래의 고립을 걱정하는 사람까지. 고독과 고립이라는 말이 우리에게 무척 가까운 단어가 되었다는 것이 한 명, 한 명의 참여 동기에서 느껴졌습니다.
모나드움은 가능한 배제되는 시민이 없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민강연을 준비합니다. 시민강연의 취지에 깊이 공감해주신 강서50플러스센터에서 무료로 강연장을 대관해주었습니다. 강서50플러스센터는 이동약자도 접근이 가능한 공간이에요. 시민강연과 늘 함께하는 에이유디 협동조합과 청각장애인을 위한 문자통역서비스도 제공하였습니다.
강연장에 모인 이들이 서로 다정한 인사를 잠깐 나눈 뒤 본격적으로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고독이라는 말이 한자로 보면 재미있거든요. ‘고립’과 ‘독립’ 그 양면이 다 들어있는 낱말입니다. ‘고독을 즐긴다’는 말은 하지만, ‘고립을 즐긴다’는 말은 없죠. 고독은 ‘solitude’, 외로움은 ‘lonely’ 이렇게 영어에서도 구분을 하고 있어요. 고립은 외톨이가 된 느낌으로 부정적이지만, 고독은 긍정적인 의미가 많죠.”
외로움이라는 신호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연사는 1인 가구의 증가를 그 변화 중 첫 번째로 꼽았습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모든 나라의 전 세대에서 1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지금 누군가와 함께 살고 있다고 하더라도 언젠가는 ‘혼자 산다는 것’, 바로 고립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고 청중에게 힘주어 말했습니다. 1인분의 라이프스타일이 떠오르며 셀프 웨딩, 셀프 부양, 셀프 장례와 같이 이전에는 가족·친지와 함께하던 행위들에 ‘셀프’를 붙이는 게 메가 트랜드가 되었습니다. 스마트폰과 SNS가 일상의 고립을 심화시키고 있고요. 코로나는 전염병으로 인한 문제뿐 아니라 고립이라는 재난을 가장 잘 보여준 사건이기도 했습니다. 코로나 시기에 가장 많이 늘어난 건 바로 마약중독이었습니다.
“혼자 있어도 자기가 사랑스러우면 외롭지 않아요. 타인의 시선으로, 사회가 규정한대로만 자신을 보기 때문에 스스로를 혐오하죠. 인간은 타인의 인정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아요. 서로 의존해야만 생존이 가능한 종이니까요. 외로움은 인간에게 어떤 신호입니다. 결국, 혼자 있는 걸 못 견디게 되면 사람은 어떻게든 다른 돌파구를 찾죠. 그중 하나가 중독입니다.”
현실 앞에서는 눈을 감고, 자기 자신의 모습을 직시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중독은 앞으로 점점 더 심해질지도 모릅니다. 혼자 있는 사람이 많을수록 중독도 늘어날 거라고 연사는 말을 이었습니다. 코로나 사태는 이처럼 혼자가 된 인간들의 모습을 자명하게 드러냈습니다. 우리가 어떤 삶을 사는지, 우리 사회가 어떤 자화상을 그리고 있는가를 극명하게 보여주었어요. 그렇다면, 현대 사회를 사는 우리는 왜 외로움에 더 취약한 걸까요?
근대 이전에는 집안에 1인이 독점하는 방은 거의 없었습니다. 대체로 온 가족이 공유하는 방이었고 가족의 규모가 큰 편이었습니다. 마을이라는 개념이 살아서 제 역할을 해낸 것이 마을에 거주하던 사람들이 외로움이라는 단어를 모르고 살았던 이유입니다. 현대 사회라고도 할 수 있는 후대 근대는 성장도 정체되었을뿐만 아니라 가족의 규모도 작아졌고 ‘개인주의’라는 가치가 팽배합니다. 삶의 방식이 파편화된 사회적 불황을 겪게 된 것이 현대인이 외로움을 더 많이 느끼는 이유입니다. 우리의 감정상태는 요동치지만, 이 감정을 누군가에게 잘 털어놓지도 못하는 상황일뿐더러 혐오와 차별, 비하와 모멸 같은 부정적 감정들이 사회적으로 횡행하며 함부로 타인에게 자기를 드러내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습니다.
“통계를 보니 젊을수록 외롭다고 하네요. 20대가 가장 외롭고 세대가 올라갈수록 외로움의 정도가 줄어들어요. 지금 우리의 통념과 다르지 않나요? 독거노인이라는 말이 떠오르고 고독사도 노인들이 많이 겪는 일인데도요. 번화가에 나가면 활동적인 젊은이들이 넘쳐나는데, 왜 젊은이들이 더 외로울까요? 객관적인 고립의 상황이 아니라 이건 주관적인 감정상태를 나타냅니다.”
세대가 내려갈수록 자녀 수가 줄기 때문에, 비교적 형제자매가 적은 점. 오래 이어지는 일자리나 마을이라는 존재가 없기에 그만큼 이어지는 사회적 관계도 적은 점. 어린 아이 시절부터 경쟁 관계에 익숙하도록 몰아가는 사회적인 분위기. 마지막으로, SNS에 익숙해진 젊은이들이 가진 욕망의 인플레이션이 이들을 외롭게 하는 이유들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긍정적인 사회적 관계망을 다시 재건해나갈 수 있을까요? 연사는 ‘의존’을 키워드로 이야기를 풀어나갔습니다.
서로 기댈 수 있는 안전기지를 만들기
우리는 ‘의존’이라는 단어를 부정적으로 여기는 시대를 살아왔습니다. 이 사회는 의존하는 것은 미성숙하고 자립심이 떨어지는 것으로 그 의미를 격하시켰지만, 사람은 모두 의존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돈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걸 ‘자립’이라고 생각하고 산 것이 아닐까요?
“의존해서는 안 될 사람에게 의존해서는 안 될 부분까지 의존하는 게 문제죠. 좋은 관계는 서로 잘 기대는 겁니다. 지속가능한 것에 기댈 수 있어야 해요. 이를테면 공동체를 만들 수 있죠.”
서로 기대는 공동체에 관한 이야기를 하며 연사는 생활동반자법을 언급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이미 ‘시민계약’이라는 이름으로 시행되고 있는 법입니다. 가족이 아니어도 보호자를 지정할 수 있고 이 연대 관계를 통해 법적 가족이 받을 수 있는 정책적 혜택도 수혜가 가능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생활동반자법이 제정되어 다양성이 인정받고 가족이라는 경계에서 벗어난 이들도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정책이 이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연사는 말했습니다.
작년이었던 2022년은 본격적으로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의 범위에 들어서게 된 해라고 합니다. 해가 지날수록, 하루가 다르게 돌봄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만큼 복지의 비용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까요?
“지금은 국가 아니면 가족밖에 없어요. 낑낑거리며 애를 쓰다가 요양원에 보내는 방법 말고는 방법이 없죠. 이 부담을 커뮤니티로, 지역사회로 나눠야죠. 가족이 아닌 사람끼리도 커뮤니티라는 든든한 유대를 맺어서 서로에게 안전기지가 되어줘야 하는 거죠.”
든든한 유대를 만드는 느슨한 연결
그렇다면 ‘든든한 유대’는, 우리의 ‘안전기지’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요? 연사는 ‘사회적 우정’이라는 단어로 든든한 유대와 안전기지를 다시 설명해주었는데요. 옛날에는 이웃이 그 역할을 했다면 지금은 이웃을 넘어선 훨씬 더 넓은 범위의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일명, 느슨한 연대. 아주 강력하고 끈끈한 관계에 집착할 때 더 외로워지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하면서요.
혼자 살면서도 다른 사람과 일정하고 느슨한 유대관계를 유지하려면 훈련이 필요합니다. 내 목소리를 내가 먼저 듣는 것. 그래야만 우리는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를 깨닫고 열린 마음과 가슴으로 듣는 신뢰할만한 누군가에게 자신을 온전히 드러낼 수 있게 됩니다. 이 이야기는 모나드움이 늘 이야기하는 ‘자기연결’ 그리고 ‘공감’과도 닮아있었어요. 김찬호 연사는 자신을 알고 고독을 즐기기 위해서는 초월의 경험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초월은 즉 새로운 연결입니다. 예술, 종교, 인류, 자연, 우주. 나 하나만 생각하지 않고 더 높은 세계와 더 넓은 존재를 생각할 때 고독은 해방이 될 수 있습니다. 황병주 시인이 만든 말 중에 ‘홀로움’이라는 단어가 있어요. 환해지는 외로움이라는 뜻입니다. 그걸 느낄 수 있다면 여러분도 시인이 된 겁니다.”
홀로 서서 자신을 알게 될 때 타인과 더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이 아이디어가 여러분에게는 어떻게 느껴지나요? 개인의 고유성이 그대로 인정받는 곳, 나 자신을 그대로 드러내도 괜찮은 공간, 내가 어떤 모습이든 언제든 다시 돌아가 쉴 수 있는 안전기지,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는 것이 부담이나 민폐가 아니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장소, 서로를 돌보는 것이 기쁜 미션이 되는 나와 당신의 자리. 앞으로 우리가 꾸려갈 공동체와 마을의 모습을 가만히 눈을 감고 상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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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과 고립 사이에서
모나드움은 더 너른 시민과 만나기 위해 모든 이에게 열린 시민강연을 열고 있습니다. 2023년 첫 시민강연의 제목은 <‘고독’의 시간에서 ‘고립’으로 내몰리지 않기 위하여>였습니다. 우리는 생을 보내며 일상에서 수없는 재난을 마주칩니다. 복잡하고 더욱 다양해지는 현대 사회 속, 고독의 시간을 지나며 고립의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는 것 또한 그것의 한 축입니다. 모나드움에서는 이 이슈에 관해서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고민해보고 싶어졌어요. 이 사회에서 고립되지 않고, 독립할 수 있는 관계와 일상의 안전망을 형성하기 위해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궁금했습니다.
연사는 성공회대 교수이자 사회학자 김찬호 님이 맡아주셨습니다. 김찬호 님은 『모멸감』 『눌변』 『문화의 발견』 『교육의 상상력』 『돈의 인문학』 등의 책을 썼고, 『작은 인간』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 등을 번역한 옮긴이이기도 합니다. 모나드움이 사랑하는 인문학 도서들의 저자를 시민강연으로 만나게 되어 기대가 많이 되었습니다. 또 이 강연을 듣기 위해 여러 분야의 종사자들이 강연장을 찾아주셨어요. 말 그대로 고독과 고립 사이 어딘가에서 방황하고 있는 사람, 학교에서 또 복지관에서 고립되는 학생과 주민이 없길 바라며 애쓰고 있는 사람, 내 미래의 고립을 걱정하는 사람까지. 고독과 고립이라는 말이 우리에게 무척 가까운 단어가 되었다는 것이 한 명, 한 명의 참여 동기에서 느껴졌습니다.
모나드움은 가능한 배제되는 시민이 없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민강연을 준비합니다. 시민강연의 취지에 깊이 공감해주신 강서50플러스센터에서 무료로 강연장을 대관해주었습니다. 강서50플러스센터는 이동약자도 접근이 가능한 공간이에요. 시민강연과 늘 함께하는 에이유디 협동조합과 청각장애인을 위한 문자통역서비스도 제공하였습니다.
강연장에 모인 이들이 서로 다정한 인사를 잠깐 나눈 뒤 본격적으로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외로움이라는 신호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연사는 1인 가구의 증가를 그 변화 중 첫 번째로 꼽았습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모든 나라의 전 세대에서 1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지금 누군가와 함께 살고 있다고 하더라도 언젠가는 ‘혼자 산다는 것’, 바로 고립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고 청중에게 힘주어 말했습니다. 1인분의 라이프스타일이 떠오르며 셀프 웨딩, 셀프 부양, 셀프 장례와 같이 이전에는 가족·친지와 함께하던 행위들에 ‘셀프’를 붙이는 게 메가 트랜드가 되었습니다. 스마트폰과 SNS가 일상의 고립을 심화시키고 있고요. 코로나는 전염병으로 인한 문제뿐 아니라 고립이라는 재난을 가장 잘 보여준 사건이기도 했습니다. 코로나 시기에 가장 많이 늘어난 건 바로 마약중독이었습니다.
현실 앞에서는 눈을 감고, 자기 자신의 모습을 직시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중독은 앞으로 점점 더 심해질지도 모릅니다. 혼자 있는 사람이 많을수록 중독도 늘어날 거라고 연사는 말을 이었습니다. 코로나 사태는 이처럼 혼자가 된 인간들의 모습을 자명하게 드러냈습니다. 우리가 어떤 삶을 사는지, 우리 사회가 어떤 자화상을 그리고 있는가를 극명하게 보여주었어요. 그렇다면, 현대 사회를 사는 우리는 왜 외로움에 더 취약한 걸까요?
근대 이전에는 집안에 1인이 독점하는 방은 거의 없었습니다. 대체로 온 가족이 공유하는 방이었고 가족의 규모가 큰 편이었습니다. 마을이라는 개념이 살아서 제 역할을 해낸 것이 마을에 거주하던 사람들이 외로움이라는 단어를 모르고 살았던 이유입니다. 현대 사회라고도 할 수 있는 후대 근대는 성장도 정체되었을뿐만 아니라 가족의 규모도 작아졌고 ‘개인주의’라는 가치가 팽배합니다. 삶의 방식이 파편화된 사회적 불황을 겪게 된 것이 현대인이 외로움을 더 많이 느끼는 이유입니다. 우리의 감정상태는 요동치지만, 이 감정을 누군가에게 잘 털어놓지도 못하는 상황일뿐더러 혐오와 차별, 비하와 모멸 같은 부정적 감정들이 사회적으로 횡행하며 함부로 타인에게 자기를 드러내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습니다.
세대가 내려갈수록 자녀 수가 줄기 때문에, 비교적 형제자매가 적은 점. 오래 이어지는 일자리나 마을이라는 존재가 없기에 그만큼 이어지는 사회적 관계도 적은 점. 어린 아이 시절부터 경쟁 관계에 익숙하도록 몰아가는 사회적인 분위기. 마지막으로, SNS에 익숙해진 젊은이들이 가진 욕망의 인플레이션이 이들을 외롭게 하는 이유들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긍정적인 사회적 관계망을 다시 재건해나갈 수 있을까요? 연사는 ‘의존’을 키워드로 이야기를 풀어나갔습니다.
서로 기댈 수 있는 안전기지를 만들기
우리는 ‘의존’이라는 단어를 부정적으로 여기는 시대를 살아왔습니다. 이 사회는 의존하는 것은 미성숙하고 자립심이 떨어지는 것으로 그 의미를 격하시켰지만, 사람은 모두 의존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돈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걸 ‘자립’이라고 생각하고 산 것이 아닐까요?
서로 기대는 공동체에 관한 이야기를 하며 연사는 생활동반자법을 언급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이미 ‘시민계약’이라는 이름으로 시행되고 있는 법입니다. 가족이 아니어도 보호자를 지정할 수 있고 이 연대 관계를 통해 법적 가족이 받을 수 있는 정책적 혜택도 수혜가 가능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생활동반자법이 제정되어 다양성이 인정받고 가족이라는 경계에서 벗어난 이들도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정책이 이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연사는 말했습니다.
작년이었던 2022년은 본격적으로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의 범위에 들어서게 된 해라고 합니다. 해가 지날수록, 하루가 다르게 돌봄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만큼 복지의 비용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까요?
든든한 유대를 만드는 느슨한 연결
그렇다면 ‘든든한 유대’는, 우리의 ‘안전기지’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요? 연사는 ‘사회적 우정’이라는 단어로 든든한 유대와 안전기지를 다시 설명해주었는데요. 옛날에는 이웃이 그 역할을 했다면 지금은 이웃을 넘어선 훨씬 더 넓은 범위의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일명, 느슨한 연대. 아주 강력하고 끈끈한 관계에 집착할 때 더 외로워지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하면서요.
혼자 살면서도 다른 사람과 일정하고 느슨한 유대관계를 유지하려면 훈련이 필요합니다. 내 목소리를 내가 먼저 듣는 것. 그래야만 우리는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를 깨닫고 열린 마음과 가슴으로 듣는 신뢰할만한 누군가에게 자신을 온전히 드러낼 수 있게 됩니다. 이 이야기는 모나드움이 늘 이야기하는 ‘자기연결’ 그리고 ‘공감’과도 닮아있었어요. 김찬호 연사는 자신을 알고 고독을 즐기기 위해서는 초월의 경험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홀로 서서 자신을 알게 될 때 타인과 더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이 아이디어가 여러분에게는 어떻게 느껴지나요? 개인의 고유성이 그대로 인정받는 곳, 나 자신을 그대로 드러내도 괜찮은 공간, 내가 어떤 모습이든 언제든 다시 돌아가 쉴 수 있는 안전기지,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는 것이 부담이나 민폐가 아니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장소, 서로를 돌보는 것이 기쁜 미션이 되는 나와 당신의 자리. 앞으로 우리가 꾸려갈 공동체와 마을의 모습을 가만히 눈을 감고 상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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